며칠전 콰이강의 다리를 다시 TV를 통해 보았다.
어렸을 때는 단지 전쟁영화였다는 점 하나 때문에 그냥 보았던 기억이 난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나서 다시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하면서 전혀 다른 면을 보게되었다.


우선 줄거리는
전투에 패한 영국군 공병부대가 콰이강의 일본군의 수송철로 건설을 위해 사이토 대령의 수용소로 들어온다.

사이토대령은 정해진 날짜까지 다리를 만들지 못하면 활복해야할 처지. 이에 맞서는 공병 중령 니콜슨 중령은 전쟁에 패해 수용소에 들어온 후에도 “제네바 협약”을 들어 장교들의 노역을 거부한다. 둘의 자존심 대결은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된 사이토가 패하고 결국은 니콜슨 중령이 원하는 대로 된다. 니콜슨은 포로가 된 자신의 부대 사기와 목적의식 고취를 위해 콰이강의 다리를 “대영제국의 공병부대”가 만든 다리가 되게 하고 싶어 한다. 프로젝트 일정이 밀린 사이토는 니콜슨 부대에게 공사를 맡기게 되고, 보급을 비롯한 수용소 처우를 개선해 준다.

연합국 측면에서는 콰이강의 다리는 재앙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폭파해야 한다. 다리가 완성되고 이 다리에 처음 기차가 지나갈 때 다리를 폭파시키려 한다. 니콜슨중령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신들이 창조해낸 600년 갈 다리를 산책하며 살펴보다가 도화선을 발견한다. 다리를 창조한 창조자의 입장과 영국군의 입장에서 혼돈을 일으키지만 조금 억지스럽게 쓰러지며 다리를 폭파하게 된다.

나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이 영화는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투에 패한 영국군의 자존심까지 생각해야 했던 승자들의 영화, 바로 그것이다. 군인정신이 무엇인가? 열심히 전투를 해서 승리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니콜슨 중령의 부대는 공병대라 실제 전투보다는 지원이 우선이고,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상부의 항복명령을 받았다. 일본이 제2차세계대전에서 많은 죄악을 지었지만, 일본군의 공학수준도 그 당시에 상당했다. 사이토 대령의 수용소에 있는 공병중위의 무능력과 영국군 공병대의 우월함을 대비시키면서 이 영화의 주제를 강조했다.

내가 만약 사이토대령이였다면, 태업을 펼치면서 공정을 망치는(다리 건설중에 일부로 기둥을 무너트리는) 현장을 목격하였다면, 그 주위의 포로들을 엄정하게 처벌했을 것이다. 책임자의 입장에서 그게 말이 되는 행동인가? 또한, 철로를 놓았는데 철로를 연결하는 쇠에 볼트와 너트조차 제대로 연결이 안되어서 지휘봉으로 툭 치면 떨어지는 공사를 누가 감독했단 말인가. 절대로 그렇게 공사를 진행하는 법은 없다. 그 장면을 보고 나서는 세계적인 명화인 이 영화에 실망하게 되었다.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영화이든 아니면 영군군의 자존심을 살리려고 만든 영화이든간에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명화로 꼽는다. 박진감있고 재미있게 잘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휘파람을 불면서 행진하는 보귀 대령 행진곡(Colonel Bogey March)은 너무나 유명하다. 안보신 분들은 한번 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영국군 특공대가 콰이강으로 가면서 만나는 소년병, 그를 보면서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될 금지된 장난임을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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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전쟁, 드라마 | 155분 | 영국 감독
감독 : 데이빗 린
출연 : 윌리암 홀든, 잭 호킨스, 알렉 기네스, 하야카와 세슈

평점 : 10점 만점에 8.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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