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이 크게 유행한 뒤에 우리나라에 캠핑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TV에 인터뷰를 한 어떤분의 말씀으로는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라고 말씀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경제위기로 알뜰한 여행이 유행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성장하여 자연과 가까이 하는 여과를 즐기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텐트를 준비해 놓고 있다가 집사람이 캠프를 가면 불편할 것이라고 얘기하여 한 번도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주변에 캠핑을 자주 다니는 아줌마와 사귀게 되었고, 캠핑이 아이의 정서와 자립심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나봅니다.


가끔 1박 2일을 보다가 “우리도 한번 갈까?”라는 얘기를 던졌더니 집사람이 뜻밖에 “가자”라는 말을 하더군요.


2009년 7월 25일, 여름휴가시즌이 막 시작되던 토요일이였습니다. 주워들은 정보로는 토요일 아침 일찍(약 7시경) 도착하지 않으면 데크(나무로 만든 마루- 자연휴양림에서는 여기에 텐트를 칩니다.)를 차지할 수 없다는 소리를 듣고, 5시에 일어나기로 하였습니다. 5시에 맞추어진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나기는 하였으나 비가 심하고 오고 있었습니다.


‘아~ 첫 캠핑인데 비가 오면 심난하지....’ 갈등을 하다가 비가오니 좀 더 지켜보자고 하고 더 잤습니다. 7시쯤 다시 일어났는데, 조금 흐리기는 하지만 비가 오지는 않았습니다. 캠핑을 하기위해서는 전날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이것이 아까웠기에 아이들을 깨워 무작정 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첫 캠핑을 유명산으로 정한 것은 유명산 자연휴양림의 산림관에서 묵은 적도 있고, 아는 동생과 함께 바비큐를 위해 간 적도 있기 때문에 나름 제게는 친숙했던 곳이였기도 합니다. 사실 산림관에서 묵을 때, 많이 쌀쌀한 날씨임에도 오토캠핑을 하는 분들을 보고 집사람과 저는 “미쳤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도 그 대열에 참가하기 위해 출발하였군요.


9시 조금 넘어 유명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직원이 막아섭니다.


"어떻게 오셨나요?"
"야영하러 왔는데요.."
"지금 데크 모두 찼습니다."
"야영장도 모두 찼나요?"
"네, 여기서 회차하시지요. 주변의 사설 야영장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나에게 토요일 일찍 출발해야 한다는 분의 말은 틀렸을 것 같습니다. 아마 거의 모두 전날 텐트를 치고 유명산에서 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에서 100미터 정도 나왔을 때 좌측에 사설 야영장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들어가서 물어봤는데, 1박에 2만원을 받더군요.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잘려고 하다가, 처음 간 야영이고 집사람이 맨땅에 텐트를 치는 것을 몹시 부담스러워 하여 집에서 오던 길에 본 중미산 자연휴양림으로 가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도 혼자서 텐트를 쳐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중미산 자연휴양림에서는 처음부터 막아서지는 않았고, 그냥 잠시 쉬다가 간다고 했습니다. 둘째가 약간의 멀미증상으로 어지럽다는 얘기를 했고, 화장실도 가야했기 때문입니다. 휴양림 직원은 취사는 안된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주차장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잠시 쉬면서 생각하니, 아마 오늘 철수 하는 사람들이 있을 듯 한데, 데크는 어떻게 해야 데크를 잡을 수 있는지 자세히 물어보았습니다.


지금이야 빨리 가서 철수하는 사람의 데크를 먼저 찜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때는 그것조차 몰랐었습니다.


“철수하는 것 같은 야영객에게 물어보고 철수한다고 하면 텐트를 거둘 때를 기다려 텐트를 먼저 치면 됩니다.”


아! 먼저 가서 텐트를 치면 되는구나!


제 2야영장 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조금 살펴보니 위에 어떤 분이 텐트를 걷는 모습을 하여 실례를 무릅쓰고 여쭈어보니 데트 2개중에 하나는 쓰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럼 양해를 구하고 그 데크를 쓰기로 했습니다.


잠시후 데크를 받은 뒤 텐트를 쳤습니다. 사용설명서를 보면서 텐트를 쳤는데, 사용설명서가 너무 간단하게 되어있어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몇 번이나 돌리고 돌리고 돌려서 겨우 비슷하게 각이 나왔습니다. 거의 11시 30분 정도 되었습니다. 배가 몹시 고파서 가지고 간 고기를 구워먹기위해 숯불을 피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찬을 즐긴 다음 중미산을 산책하고, 빈둥거리기도 하고, 아래 있는 작은 계곡에서 놀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쳐 본 텐트라 각도 안나고 엉망입니다. >


잘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빈둥거리는 맛에 캠핑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처음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TV와 인터넷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도시과 완전히 격리된 느낌. 바로 그것이였습니다.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저녁시간, 간단히 저녁을 먹고 난 뒤에 밤이 일찍 찾아온 휴양림의 텐트에서 나의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여기 저기서 라면 끊이는 냄새에 잠을 깼습니다. 일어나서 좀 축축한 느낌이 들어 살펴봤더니, 텐트 안에 살짝 물방울이 맺혀 있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결로 현상이였습니다. 비도 오고 축축한 날씨에 새벽에 추워서 문을 꽉 닫고 잤더니 텐트안에 이슬이 맺힌 것이였지요.


집사람과 함께 라면을 끓여 먹고, 아이와 산책을 나갔습니다. 그 때 벌써 내가 잔 데크 아래에는 벌써 다음 분들이 줄을 서고 있더군요. 텐트를 정리하고 나의 첫 캠핑은 끝났습니다.


중미산에서의 교훈
1. 국립 자연휴양림은 선착순이다. 먼저 맡는 사람이 임자이다.
2. 아이들과 자연에서 보내는 하룻밤, 낭만적이지만 준비가 소흘하면 괴로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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