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일상

두번째 캠핑, 2009년 8월 15일 강화도 삼별초 야영장

ddolcom 2009. 9. 16. 19:30
중미산에서의 첫 야영은 저에게 활력을 준 것 같습니다.
잠자리가 다소 불편하기는 했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1박2일은 좋은 자극이였지요.
또한, 아이들도 자연속에서 뛰어노는 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집사람도 선입견에서 벗어나 캠핑자체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회사에 들어오시는 거래처 엔지니어와 캠핑에 대해 얘기하다가
8월 15일날 번개캠핑하실래요? 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휴가철이라 휴양림의 캠핑장은 자리가 꽉꽉 찰 것 같았지만,
강화도에 있는 "삼별초 캠핑장"에 엔지니어분이 미리가서 자리를 맡아 놓는다고까지 하는데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흥쾌히 승낙을 하고 난 다음에 캠핑준비를 하였습니다.

알게 모르게 캠핑에는 꽤나 준비를 해야합니다.
하루밤 밖에서 자는 것이지만
먹을 거리, 입을 거리, 잠자리를 모두 가지고 가야하니까요.

집사람과 함께 짐을 대충 꾸리고, 먹을 것도 구입하여 네비게이션에 삼별초 야영장을 찍고 떠났습니다.

그 곳은 (http://cafe.naver.com/sambyulcho, http://www.sambc.com/) 수영장과 캠핑장을 같이하는 유원지 같은 곳이였는데요,
1,2,3야영장은 잔디도 깔려 있고, 땅도 편평하여 자기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삼별초 야영장에 가기 불과 1주일전에 예약제로 바뀌었습니다.
선착순으로 야영할 수 있는 곳은 제 4야영장인데, 얼핏봐도 급조한 티가 팍팍 나더군요.
마치 산을 포크레인으로 푹 파놓은 듯 한 모습과 바닥에 굴러다니는 엄청 큰 돌맹이들이 마음을 심난하게 하였습니다.
이틀전에 비가 좀 내렸는데, 도시에서는 다 말랐던 그 비가, 산에서는 이제 땅에서 조금씩 배어나오는 것이였습니다.
질퍽질퍽하고 울툴불퉁한 자리였습니다.

집사람의 얼굴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까지 싫어하는 표정을 낼 수는 없어 아무말 없이 텐트를 쳤습니다.

2번째 치는 텐트.
쉽지만은 않더군요. 저와 같이 일하는 분이 옆에 와서 약간 도와주어 빨리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난 다음에는 여기 저기 팩을 박아서 고정을 해야 하는데, 이 팩 박는 것을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 시켰습니다.
아빠를 도와주고 자긍심도 키우기 위해서지요.. 다행히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아침일찍 출발해서 출출한 차에 대충 정리한 다음 라면을 하나 끓여서 먹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 불러 텐트에 누워 약간 쉬었습니다.

점심에는 3가족이 모여서 요리 하나씩 준비하였습니다. 카레라이스, 파전, 스파게티가 준비되어 푸짐하게 먹고, 아이들을 삼별초 야영장에서 운영하는 풀장에서 놀게 한 다음,
캠핑의 맛... 아주 늘어지게 있는 시간을 즐기려는 찰라

저를 뺀 다른 두 분은 열심히 나무를 하고 계시더군요.
그 분들 말에 의하면 캠핑의 맛은 반 이상이 캠프파이어이다. 따라서 나무를 많이 준비해 둬야 한다 라는 것이였습니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에서는 숯을 제외하고는 불을 피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불 피우는 것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다들 나무를 하길래 같이 도와 드렸습니다.

휴가지의 시간은 빨리가더군요.
곧 저녁...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저녁은 돼지고기 바베큐로 합니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이 떨어져 심하게 타거나 설익게 마련이라 기름이 적은 목살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숯불로 초벌구이를 한 다음 부탄가스에 재벌구이를 하여 먹었습니다.
숯불은 조금만 더 구워도 타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했는데, 겉만 대충 익힌 다음 가스에다 재벌을 하니 숯불의 향이 밴 고기에 완전히 익은 고기를 먹을 수 있어 환상적인 맛이 났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저녁을 먹은 다음 모두 모여서 맥주 한잔을 하며 세상사는 얘기를 하였습니다.

이제 자야할 시간.. 각자의 텐트 앞에서 다시 가족끼리 모여 불을 피웠습니다.
아이들도 도란도란 옆에 모여서 불을 쬐고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행복한 밤이였습니다.



저의 앞에 늦게 온 팀이 저녁 늦게까지 먹고 마시느라 시끄러워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바닥에 툭 튀어 나온 돌도 영향이 좀 있었구요...

캠핑장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도시의 빛 공해가 없어서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소리가 시끄러워는 것을 느끼며 눈을 떴습니다.
아침은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이 이제까지 여행의 상례였는데, 부지런한 분들은 김치찌게를 끓이고 계시더군요.
아침을 푸짐하게 먹은 다음에는 필수코스 설겆이. 보통은 남자들의 몫입니다. 설겆이 후 슬슬 장비들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엄청나게 더워지는 것을 느끼며 이사오듯 많이 가지고 온 짐을 차로 나르니 오전 10시 30분쯤 됐습니다.
다른 두 팀보다 먼저 저희는 삼별초 야영장을 떠났습니다.

오늘 길에 주변의 고인돌을 돌아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만약 삼별초 야영장에 가시는 분들은 꼭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 보고 오세요. 5분정도만 더 가면 있습니다.




주의 :
아침일찍 출발하면 정신이 몽롱하여 운전에 주의해야 합니다.
땅바닥에 바로 텐트를 칠 경우에는 습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갑바로 막거나, 비닐로 막거나, 그라운드 시트등을 이용하여 방습을 하여야 합니다.
바닥의 돌은 잘 치운다음 텐트를 치면 울퉁불퉁한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